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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척✍️/After Reading📚

[독후감] 어느 애주가의 고백, 다니엘 슈라이버

나는 술을 못한다. 하지만 술을 너무 나도 좋아한다. 그래서 일년 반을 알코올 중독자 마냥 주 5일을 술에 취해 잠들었다.

지금은 술을 거의 하지 않는다. 마실 땐 엄청 마시지만, 맨 정신으로 매일을 살아가는 지금이 너무 좋은 걸 깨달아서 술에 더이상 의존하지 않는다.

 

다시 돌아가서 내가 그 때 술과 함께 잠들었던 이유는 혈중 알코올 농도 0%일 때 나는 염세적이지만, 슬슬 뇌가 알코올의 지배를 받게 되면 세상 모든 것이 즐거워 지는 기분, 아딸딸하고 몽글몽글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그 때 나는 버거운 이직 준비와 잘난 동갑내기들 사이에서 오는 약간의 열등감을 잊고 싶기도 했었다.

 

무튼 이 책을 읽으면서 술을 끊으면서 놓아야하는 것들에 대한 부분도 공감이 갔고 이게 끊으려 하지만 잘 되지 않는 실패담들도 와 닿았다. 지금 나는 술을 한 달에 두 세번 밖에 마시지 않아서 여유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지만, 끊고 싶지만 잘 안되는 사람들은 오히려 절망감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술에 의존하는 것이 습관이된 상태에서 술을 멀리한다는 건 크나큰 인내심이 필요하고 끊고 나서의 기대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말한다. 술을 끊었던 많은 사람들이 다시 술에 의존하게 된다고. 절망스러운 일이 생길 때라든가 잘 참다가 한 번의 술자리로 다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간다든가 등등.

 

이런 내용이 나오는 부분을 읽었을 때 내가 만약 힘들게 금주 중이 었다면, 아 지금 이게 잘하고 있는건가, 어차피 돌아갈건데 이 생각이 들면서 냉장고에서 소주와 맥주를 꺼내 타 먹었을 거 같다. 방금 말한 부분은 사실 술보다는 담배에 비유하면서 읽었다. 이미 술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 상태였고 난 술은 끊을 수 있는 사람이 었다. 하지만 담배는 너무 힘들다. 그래서 방금 말한 저 부분을 읽을 때 내가 금연해봤자 나에게 너무나도 슬픈 일이 생기면 다시 하루 반 갑 이상을 필텐데 지금 하는 노력이 과연 소용이 있는 것일까. 살짝 허무했다.

 

힘들게 금주 중인 사람이 읽기보다는 술에 대한 미련이 사라진 사람이,

한 때 술에 의존하면서 술이 주는 즐거움을 사랑했던 그 때의 내 생각과 감정들을 상기시키며

그땐 그랬지~하면서 읽기 괜찮은 것 같다.

 

그래도 덕분에 재밌었으니까. 다시 그렇게 살고 싶은 생각 하나도 없지만. 


p.55
어떤 방식으로든, 제각기 다르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든, 질병이 되면 남은 선택은 단 하나밖에 없다. 끊거나 죽는 것이다.

P.112
아직은 술을 끊고 나서 마주해야할 진정한 시험대 앞에 서지 못한 것이다.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술을 끊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것이다. 즉 아직도 이별이나 해고, 가까운 사람의 죽음 등의 상황이 오면 언제든지 다시 술을 먹을 수 있는 커다란 함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P.244
매일 밤 다시 술을 마시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끊임없이 파티를 하며 집에 늦게 들어오는 날들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배후에 숨어 있던 절망, 병리학적 증세가 점점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는 술로 인한 자기 파괴적인 폭풍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폭풍이 점점 강렬해지는 것을 느꼈지만 내가 저항하기엔 힘에 부쳤다. 의존증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단계였다. 이 한 발짞이 나에게는 무시무시하게 다가왔다. 왜 나는 가망이 없는 걸까?

P.170
의존증이란 알코올이나 마약을 뛰어넘는 질병이다. 신경학적 코드가 평생 보존되기 때문이다. 중독이 유혹하는 목소리는 언제나 되돌아온다.

P. 132
어째서 영원히 금단증상에 시달리겠는가? 술을 끊고 나서 맞이하는 삶은 대게 매우 아름답고 새로워서 더 즐거운 것을. 물론 기복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건 술과 상관없이 삶에서 오는 자극히 당연한 일이다.

P.172
술을 끊는다는 건 삶에서 커다르부분과 안녕을 고하는 일, 술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와 이별을 고하는 것이다. ... 자신만의 내밀한 이야기에 안녕을 고하는 건 자신이 해야할 일이다. 의존증에 걸린 사람의 내면 깊숙한 곳에는 오랜동안 풀지 못한 감정적 갈등과 고통스러운 기억이 도사리고 있다.

P.246
나는 언제나 음주와 금주 사이를 선택할 수 있다. 중독자가 되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다. ... 모든 중독자, 음주가는 이 깨달음의 순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주꺼운 자기기만이라는 구름을 뚷고 한 줄기 빛이 들어오는 순간, 자신이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깨달을 수 있는 두려움의 순간 말이다.

P.142
사람들은 행복과 망각에 대한 추구를 언제나 혼동한다.

P.106
Just for today.